봄비에 무너진 낙동강, 한여름에는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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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4대강사업 속도전의 필연적 결과..재앙 우려" / 수공 "사고 조사 중..공사 강화"

 

최근 낙동강 일대 4대강사업 구간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여름철 집중호우 시 침수와 붕괴를 비롯해 더 큰 재난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낙동강 제33공구 상주보 건설현장'의 무너진 가물막이. 가물막이가 엿가락처럼 휘어져있다 (2011.05.16) / 사진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제33공구 상주보 건설현장'의 무너진 가물막이. 가물막이가 엿가락처럼 휘어져있다 (2011.05.16) / 사진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지난 5월 8일 구미 해평취수장의 취수용 가물막이가 붕괴돼 구미와 칠곡, 김천 일부지역에 닷새 동안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같은 날 '낙동강 제33공구 상주보 건설현장'의 가물막이가 무너졌으며, 5월 12일과 15일에는 '낙동강 제22공구 달성보 건설현장'과 구미 비산취수장의 가물막이가 각각 붕괴됐다. 또, 지난 5월 16일 상주 병성천 일대에서 낙동강의 불어난 강물이 역류해 인근 제방을 무너뜨리는 '역행침식'이 발견됐으며, 앞서 4월 28일에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달성습지 두물머리 합수들 인근 인공수로 제방이 무너졌다.

"준설과 직선화로 빨라진 유속, 더 큰 재앙 닥칠 수도"

이 같은 사고에 대해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내린 봄비에도 4대강 사업구간에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본류의 제방이 무너지는 등 올 여름 장마에 어떤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4대강 속도전의 필연적인 결과물"이라며 "4대강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낙동강 제22공구 달성보 건설현장'의 무너진 가물막이와 불어난 강물 (2011.05.12) / 사진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제22공구 달성보 건설현장'의 무너진 가물막이와 불어난 강물 (2011.05.12) / 사진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전국장은 "4대강 공사로 강바닥을 6m 깊이로 파고 강을 직선화했기 때문에 최근 내린 비로 불어난 강물의 유속이 빨라져 가물막이와 제방 붕괴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 공사가 완료되더라도 위험은 남아있다"며 "여름철 장마와 태풍을 비롯한 집중호우로 홍수가 났을 경우 보의 수문을 개방하는데, 이때 엄청난 유속이 발생해 낙동강 일대 제방이 붕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과 26일, 30일 구미에는 각각 32mm, 6.5mm, 17mm의 비가 내렸고, 상주는 27.5mm, 6.5mm, 22mm, 대구는 21mm, 39mm, 12.5mm의 일평균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지난 5월 10일과 11일에는 구미 58.5mm, 31mm, 상주 82.5mm, 41mm, 대구 61.5mm, 54mm의 일평균 강수량을 각각 기록했다.

상주보 인근 낙동강 지류 '병성천'의 역행침식 현상.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내린 비로 강물이 불어나 역류하면서 병성천 양 옆 제방을 무너뜨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2011.05.16) / 사진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상주보 인근 낙동강 지류 '병성천'의 역행침식 현상.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내린 비로 강물이 불어나 역류하면서 병성천 양 옆 제방을 무너뜨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2011.05.16) / 사진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5월 8일 발생한 구미 해평취수장의 가물막이 붕괴사고에 대해 최근 내린 비로 강물이 불어나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해평취수장 이상철 시설관리팀장은 "정확한 원인은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실에서 조사 중"이라며 "최근 몇 차례 걸쳐 내린 비로 강물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가물막이가 붕괴된 것으로 추측 된다"고 밝혔다. 이어 "본사 차원에서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한 가물막이 강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튼튼하게 설치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도 "가물막이가 붕괴된 원인은 사업장마다 다를 수 있다"며 "구미 해평취수장과 비산취수장의 경우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공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수로 제방붕괴, 말라가는 달성습지" vs "자연적 현상, 생태보존"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가물막이 붕괴 사고뿐 아니라 달성습지 제방 붕괴와 환경 훼손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이 단체는 지난 5월 9일과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달성습지 두물머리 합수들 일대에 건설된 인공수로 인근의 제방이 붕괴되고, 달성습지가 마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는 "하중도의 침식과 퇴적에 의해 제방처럼 형성된 부분"이라며 "붕괴가 아닌 강물의 흐름에 의한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맞서고 있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달성습지 두물머리 합수들 인근 인공수로 제방이 무너진 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의 불어난 강물이 인공수로의 제방을 덮쳐 무너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반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제방을 쌓은 적이 없고 자연적으로 침식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2011.04.27) / 사진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달성습지 두물머리 합수들 인근 인공수로 제방이 무너진 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의 불어난 강물이 인공수로의 제방을 덮쳐 무너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반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제방을 쌓은 적이 없고 자연적으로 침식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2011.04.27) / 사진제공.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자연적인 퇴적으로 형성된 달성습지 두물머리 인근지역은 최근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 제22공구 달성보 건설현장'에서 인공수로를 건설해 육지와 하중도(강물에 의해 운반된 퇴적물이 쌓여 생성된 섬)가 분리됐다.

정수근 국장은 "금호강 쪽 가물막이가 붕괴되면서 급격히 늘어난 강물이 인공수로 양측 제방부분을 덮쳐 붕괴됐다"고 주장했다. 또 "준설작업 때문에 낙동강의 수위가 금호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며 "금호강의 강물이 낙동강으로 쏠리는 바람에 달성습지가 마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 제22공구 달성보 건설현장 관계자는 "인공수로를 건설하면서 제방을 쌓은 적은 없다”며 “비와 강물의 흐름에 의해 하중도 일대에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침식과 퇴적이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 "하중도 일대에서 무단경작이 이뤄지고 있어 하천오염의 우려가 있다"며 "생태복원과 조류서식환경조성을 위해 인공수로를 만들어 육지와 하중도를 분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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