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의 진정한 정상화를 촉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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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돈 / "사분위, 종전이사 복귀가 분쟁사학 정상화 원칙인가"


지난 해 11월 18일 대구대학교 재단정상화 문제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 57차 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된 이래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여전히 대구대학교 구성원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른 이 문제의 향배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주 14일에 열리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연 대구대학교 재단정상화 문제가 어떤 내용으로 결정될지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 자리를 빌려, 학교법인 영광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사분위 위원들께서 파행과 분규가 재발하지 않는 대구대학교의 진정한 정상화를 위해 대단히 이성적인 판단을 해주시기를 간곡하게 호소드리는 바이다.

사분위 회의가 열리고 있는 한국연구재단 앞에서 "비리재단 복귀 저지" 결의대회를 갖고 있는 대구대 교직원과 학생들(2011.6.23) / 사진 제공. 대구대
사분위 회의가 열리고 있는 한국연구재단 앞에서 "비리재단 복귀 저지" 결의대회를 갖고 있는 대구대 교직원과 학생들(2011.6.23) / 사진 제공. 대구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현재 사분위는 종전이사들의 복귀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분쟁사학의 재단을 정상화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원칙의 후유증이 실로 크다는 것은 사분위 위원들도 모를 리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해 국회 교육과학기술부의 상지대 청문회에서 확인되었거니와, 소위 사분위 원칙이라는 것이 해당 대학의 염원과 역사, 배경을 간과하는 교조적 성격을 띠는가에 대해서는 교과부조차 깨닫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대구대학교가 상지대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더는 우리 대구대학교에 파행과 분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너무 간절할 따름이다.

도대체 종전이사는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종전이사는 과거 교과부가 비리와 학교 파행 경영의 문제로 임원 자격을 취소 받은 이사, 즉 임시이사 파견 직전의 이사를 지칭한다. 우리나라처럼 사학의 권한과 권리가 큰 나라에서 임시이사가 파견된 대학의 사례는 그리 흔하지 않다. 사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교과부조차 해당 사학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 내리는 최후의 고육지책이 바로 임시이사 파견이다. 종전이사들은 이미 교과부에 의해 임원승인을 취소 받은 그 순간 학교 복귀의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현재 사분위는 이들의 학교 복귀를 거들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학교법인 영광학원 정상화를 위한 긴급기자회견(2011.3.8 대구대 대구캠퍼스 강당)...영광학원 소속 대구대.대구사이버대 교수와 총동창회, 총학생회, 노동조합,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해 150여명이 참석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학교법인 영광학원 정상화를 위한 긴급기자회견(2011.3.8 대구대 대구캠퍼스 강당)...영광학원 소속 대구대.대구사이버대 교수와 총동창회, 총학생회, 노동조합,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해 150여명이 참석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대구대학교는 2006년 교과부로부터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받은 이후 학원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를 구성했고 이 기구를 통해 설립자 유족과 학원 산하 각 주체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다. 그렇게 해서 설립자 이영식목사의 장손이자 이태영 초대총장의 장남인 이근용교수에게 학원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가능케 하는 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정추위는 여러 차례의 격론에도 불구하고 사학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으며, 이 결론을 대구대학교의 절대다수의 구성원들이 인정해 주었다. 그런데도 사분위는 이근용교수가 종전이사가 아니라는 그 이유를 절대시하며 과거의 비리와 파행 경영으로 물러난 종전이사들의 권리를 더욱 존중해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분위가 중시해야 하는 건 종전이사의 실질적 복귀라는 원칙이 아니라 해당 대학의 특수한 역사와 배경 그리고 구성원들의 노력을 끝에 만들어낸 합의안의 진정성이 아닐까? 모쪼록 사분위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기고]
이재돈 / 대구대 교수. 수학교육과. 전 부총장
<학교법인 영광학원 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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