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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들의 힘겨운 한 걸음..."사랑이 혐오를 이긴다"

기사승인 2014.06.28  21: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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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퀴어축제> 5백여명, 전시・공연・퍼레이드 / 기독교단체 '반대' 집회로 지연되기도

 
"사랑이 혐오를 이긴다"

28일 대구에서 열린 '퀴어(성소수자)축제' 참여를 위해 서울에서 온 17살 동갑내기 레즈비언 커플이 "동성애는 사랑이 아니다"라고 적힌 일부 기독교인들의 피켓 앞에서 키스를 하고 이같이 외쳤다. 강모양은 "다르지 않다. 우리도 사랑을 한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 퍼레이드를 하는 대구퀴어축제에 참가자 5백여명(2014.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 상징 무지개 깃발이 휘날린다(2014.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동성로 일대가 퀴어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으로 물들었다. 발목까지 온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한 드렉퀸(여성복장을 한 남성)과 '퀴어를 지지합니다'라고 적힌 배지를 단 레즈비언 커플, 무지개색 플래카드를 등에 걸고 다니는 게이커플. 수백여명의 퀴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랑"을 얘기한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촉구하는 퀴어축제가 올해로 6번째 대구에서 열렸다. '무지개연대', '인권운동연대', '대구경북성소자인권모임' 등 14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28일 대구2.28공원에서 '공공의적 Queer(퀴어)?'를 주제로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열었다. 이날 축제에는 서울에서 '퀴어버스'를 타고 온 2백여명을 비롯해 대구, 부산, 경남 등 전국에서 5백여명이 참가했다.

 
 
▲ 무지개색 'pride(자긍심)' 스티커를 한 양성애자(2014.6.28.대구2.28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축제는 오후 2시부터 시작해 저녁 7시 30분까지 진행됐다. 2.28공원 일대에는 에이즈에 대한 올바른 상식을 알리고,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촉구하는 각종 부스가 마련됐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2.28공원 야외무대에서 각종 공연이 이어졌다. 오후 5시 30분부터는 2.28공원에서 시작해 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통신골목-로데오골목까지 1시간 30분가량 '자긍심 퍼레이드'를 벌였다.

그러나 기독교단체 교인 1천여명이 오전부터 축제 마지막까지 "동성애 반대"를 주장하며 2.28공원・국채보상공원・대구백화점에서 집회를 열어 축제가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그러나 행사는 큰 충돌없이 마무리 됐다. 기독교단체는 7일 서울퀴어축제에서도 "축제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 2.28공원에서 '동성애 반대' 피켓을 든 기독교단체(2014.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과정에서 교인들은 피켓을 들고 축제 참가자들에게 욕설을 하며 "축제 중단"을 요구했다. 대구중부경찰서가 이들의 집회 요구를 반려했지만 이들은 "집회 자유"를 주장하며 경찰 경고를 무시하고 집회를 이어갔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충돌 방지를 위해 경찰 병력 1천여명을 행사장에 배치했다.

교인 2백여명은 또 2.28공원 앞에서 퍼레이드가 시작되자마자 차량을 막고 경찰과 축제 참가자들에게 물병을 던져 제재를 받았으며, 통신골목에서는 기도회를 열어 퍼레이드를 40분가량 중단시키기도 했다. 때문에 대구퀴어조직위는 대구백화점과 2.28공원에서 축제 마지막 행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로데오거리로 장소를 이동해 마지막 행사를 벌이고 축제를 마쳤다. 이와 관련해 대구퀴어축제조직위는 '집회 방해' 등의 혐의로 이날 축제를 방해한 기독교단체를 내달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퀴어 퍼레이드 차량을 막은 기독교단체 회원들(2014.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는 퍼레이드 차량에 올라타 "차별과 혐오를 넘어 우리 모두 사랑을 나누자. 예수님은 퀴어를 사랑하신다"는 내용의 설교를 해 퀴어 축제 참가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또 자신을 "서울에서 온 게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 참가자는 "당신들이 우리를 혐오해도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면서 "형제님, 자매님들 사랑은 모두 평등하다"고 외쳐 환호를 받았다.

배진교 대구퀴어축제조직위원장은 "우리의 삶은 당신과 다르지 않다. 혐오보다 사랑이 아름답다"면서 "내년에도 축제를 열어 차별과 혐오를 이겨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병력에 둘러싸여 축제를 할 수 밖에 없는 오늘이 안타깝다"며 "성소수자들이 한 걸음을 내딛기가 이렇게 힘든 대구의 현실이 슬프다. 그렇지만 이제 막 수면위로 올라온 퀴어의 인권을 위해 더 큰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피켓을 든 축제 참가자(2014.6.28.대구2.28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성소수자 지지 피켓을 든 시민들(2014.6.28.대구2.28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퀴어(Queer)'란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말로 이들의 정체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권리를 촉구하는 행사는 미국 시카고 '프라이드 퍼레이드', 브라질 '게이프라이드' 등이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매년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구와 서울 2곳에서만 해마다 열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14일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동성애문제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대구퀴어축제는 일부 소수인을 위한 특정 행사"라며 대구시 녹원녹지과에 대구퀴어축제 예정지인 대구2.28공원에 대한 "사용 승인취소"를 요청했다. '예수재단' 임요한 대표도 "대구 동성애 축제는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며 축제 당일인 28일 대구2.28공원에서 '퀴어축제 규탄집회' 신청서를 대구중부경찰서에 냈다.

그러나 대구시는 "국민 기본권・평등권 침해 우려가 있다"며 퀴어축제 장소 사용을 승인했다. 대구중부서도 예수재단의 집회 신고서를 반려했다. 그럼에도 대구기독교총연합회와 예수재단은 축제 당일인 28일 대구2.28공원 옆 국채보상공원에서 집회와 예배를 하기로 해 대구퀴어축제조직위는 지난 24일 예수재단 대표 임요한 목사를 상대로 '집회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접수했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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