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재가동 '무효', 주민들 무기한 단식농성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3.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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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남.양북.감포 등 동경주대책위 "주민 의견·법·국제기준 무시" / 한수원 "심의통과"


경북 경주시 월성 주민들이 '월성1호기' 4월 재가동 '무효'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월성1호기 동경주대책위원회'는 19일 월성원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후원전 월성1호기 수명연장은 동경주 주민들의 의견 수용 과정과 안전을 배제한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박근혜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오는 4월 재가동 무효 결정을 내릴 때까지 19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한다"고 밝혔다.

'주민수용성 배제된 월성1호기 수명연장 원처무효 선언.단식농성 기자회견'(2015.3.19.월성원전) / 사진 제공. 월성1호기동경주대책위원회
'주민수용성 배제된 월성1호기 수명연장 원처무효 선언.단식농성 기자회견'(2015.3.19.월성원전) / 사진 제공. 월성1호기동경주대책위원회

대책위는 "주민수용성이 배제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졸속 처리한 원안위와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며 원천무효를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수명이 끝난 노후원전 월성1호기 폐쇄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이상 불안을 안고 살 수 없다. 주민 의견, 법, 국제기준을 무시한 원안위 결정에 반대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동경주대책위 하대근 상임대표와 신수철.이판보 공동대표 등 3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 후 월성원자력발전소 본부 앞 남문에 천막농성장을 치고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주민 30여명도 돌아가며 하루씩 단식에 동참한다. 대책위는 농성 중 생길 불상사에 대비해 구급차를 대기시켜놨다. 또 이날 오후에는 경주시의회 원전특위 위원들이 농성장을 찾아 주민 요구사항을 들을 예정이다.
 
경주 양남면 주민인 김지태(48) 동경주대책위 사무국장은 "주민 의견은 한 번도 듣지 않은 원안위가 날치기로 결정한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일본 후쿠시마도 재난 발생 후 수명연장한 노후원전에서 사고가 터졌다.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월성1호기는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재가동 한 달을 앞두고 정부와 한수원은 대책은 세웠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왜 중단하지 않는지 답답할 뿐"이라고 이날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월성1호기 폐쇄' 촉구 피켓을 든 시민(2015.2.9.경북도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월성1호기 폐쇄' 촉구 피켓을 든 시민(2015.2.9.경북도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동경주대책위에는 월성1호기 인근 양남, 양북, 감포 등 3개 읍면 62개 마을 주민 대표 33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주민 2만여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원안위의 수명연장 심의 결정 후 수명연장의 '불합리성'과 '불안전성'을 주장하며 '재가동 무효'를 촉구해왔다. 이어 한 달간 서울 국회와 한수원 앞에서 수 차례 기자회견과 집회, 행진 등을 벌여왔다.

원자력안전법상 원안위는 수명연장 심의에서 한수원으로부터 주민의견을 수렴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받아야한다. 하지만 당시 원안위는 이를 적용하지 않고 심의를 했다. 공청회도 열지 않았다. 또 월성1호기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성 기준에도 미달된다. 월성1호기는 월성 2~4호기와 달리 사용후핵연료를 빼낼 때 사용하는 수로에 수문과 이중차단밸브가 없다. 때문에 IAEA가 제시한 방사능 누설시험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국제기준조차 불명확한 상태로 재가동 결정이 난 것이다. 

이에 대해 문지용 한수원 월성원전본부 대외혁력처 PA추진팀차장은 "원안위의 심의를 적법하게 통과해 재가동 무효나 원전 폐쇄는 불가능하다"며 "주민들이 안전성을 우려하는 점은 이해하지만 극단적 요구를 하는 것은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19일에는 안전협의체 구성 공문을 대책위로 보냈고, 수 차례 만나 요구사항도 들었다"면서 "한수원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했다. 원안위가 안전성을 심의해 재가동 결정을 내렸으니 사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성원자력발전소 현황' / 사진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캡쳐
'월성원자력발전소 현황' / 사진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캡쳐

한편 원안위는 지난달 27일 '월성1호기 수명연장(계속운전) 허가' 심의안건을 전체 위원 9명 중 7표로 가결했다. 30년 수명을 다해 2년4개월째 가동을 멈춘 월성1호기는 오는 4월부터 2022년까지 7년6개월간 재가동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지난 16일부터 월성1호기 계획예방정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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