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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유곽 98년 '자갈마당'...대구 '성매매' 근절 대책은?

기사승인 2016.09.21  23: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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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매매방지법 시행 12년 / 자갈마당 폐쇄 TF팀 개편ㆍ'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 조례' 입법예고


'성매매방지법' 시행 12주년을 맞아 여성인권단체가 대구의 대표적 성매매집결지인 '자갈마당' 폐쇄와 피해여성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대구시도 이를 위한 TF(Task Force)팀을 확대 개편하고, 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조례를 입법예고했다.

(사)대구여성인권센터, 대구여성회관 민들레상담소는 21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성구매·매매 알선·수요차단 희망.상상.행동!' 캠페인을 했다. 이들은 중구 도원동 일대의 '자갈마당'의 역사와 성매매 피해여성 사례, 성을 매개로 박탈당한 여성인권 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또 ▷성매매피해 상담여성에게 전할 인연팔찌 만들기 ▷성매매 바로알기 퀴즈 ▷여성혐오와 여성인권 향상을 위한 사진찍기 ▷성매매 인식조사 설문 등 시민참여 부스도 마련됐다. 오는 23일에는 성매매방지법 제정의 바탕이 된 군산 성매매집결지 화재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 이정숙(51) 대구여성회관 민들레상담소 상담원이 시민들에게 성매매피해여성 상담사례를 설명하고 있다(2016.9.21.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시민들은 성매매업소 종사자들의 처우와 대구의 성매매업소 현황 등을 살펴보고, 퀴즈와 설문을 통해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시기, 성매매에 대한 처벌과 여성인권과 성매매 등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박찬영(37.평리동)씨는 "한국사회에서 여성 인권과 성매매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다"며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종사자들이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게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양모(17)양도 "자갈마당이라는 곳을 몰랐는데 역사적으로 오래된 장소인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 성매매 인식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대구시민(2016.9.21.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지난 2000년과 2002년 군산 대명동과 개복동 성매매집결지 건물에 불이 나 각각 5명과 14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뒤 성매매가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2004년 3월 22일 제정돼 같은해 9월 23일 시행됐다.

또 올해 3월에는 헌법재판소가 "자발적 성매매여성 처벌은 합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지자체에서도 성매매 처벌과 단속을 강화하고, 도시환경정비, 부지매입 후 개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집결지 폐쇄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성매매방지법 시행 12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성매매는 계속되고 있다.

대구의 '자갈마당' 역시 10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자갈마당은 일제가 1907년 성매매업소 집결지 조성을 계획하고 이듬해 대구읍성 인근에 지은 '야에가키초' 유곽에서 유래돼 지금까지 98년동안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1930년 일본인 자본가 카와이아사오(河井朝雄)가 쓴 '대구물어(大邱物語)' 참고. 이 책은 1998년 '대구이야기'로 번역됐다). 여성가족부와 대구시에 따르면, 주점과 여인숙의 형태를 띄고 암암리에 성매매가 이뤄지는 대구의 다른 곳과 달리 자갈마당은 성매매만을 위한 업소 집결지로 대구에서 유일하다. 이러한 집결지는 전국 20여곳에 이른다.

   
▲ 자갈마당 역사에 대한 여성단체의 전시물(2016.9.21.대구백화점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자갈마당은 현재 중구 도원동 3번지 일대 14,483㎡에서 성매매업소 38곳이 영업 중이며 종사자는 180~200명정도로 추정된다. 특히 자갈마당 인근에는 수창초등학교가 있어, 학교 주변 200미터 안에 유흥업소가 들어올 수 없도록 규정한 '학교보건법'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일대에는 지하철 3호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나아지면서 대구예술발전소 등 문화시설이 들어섰고, 순종황제어가길 등 중구 도심재생사업도 진행 중이다.

때문에 대구시도 지난 5일 중구청, 경찰청, 교육청, 도시공사 등과 함께 자갈마당 폐쇄를 위한 TF팀을 꾸리고 공동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3월 출범했던 중구청 TF팀을 확대·개편해 ▷자갈마당 일대 정비 ▷성매매행위 단속강화 ▷탈성매매여성 지원 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또 성매매피해여성 자활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20일 '대구광역시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조례에는 '자갈마당' 종사자들의 자활을 위한 생계비·주거비·직업훈련 등의 지원과 성매매 실태조사, 자립지원시설 운영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 한 시민이 퀴즈를 통해 성매매방지법과 여성인권 등에 정보를 듣고 있다(2016.9.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배명섭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 주무관은 "단속과 피해자 지원, 도심개발 등 어느 한 부분으로만 접근하면 근본적인 성매매 근절이 어렵다"며 "여러 기관과 논의해 부작용과 반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병용 중구청 복지정책과 여성청소년친화계장도 "기존 TF팀의 한계를 보완해 시에서 폭넓게 폐쇄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소장은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도 엄격해졌고, 인식이 많이 변했다"며 "늦은 감도 있지만 조례 제정이나 TF팀 구성 등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박은자 힘내상담소 부소장도 "대안 없는 폐쇄와 단속은 성매매 피해여성을 집결지에 머물게 할 뿐"이라며 "이주비, 생계비 지원 등 국가적 차원에서 성매매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구의 대표적 성매매업소 집결지 '자갈마당'(2015.4.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pnnews@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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