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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20만명, '실업급여' 그 이후에는 또 어디로...

기사승인 2017.02.07  10: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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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대구 실업급여 수급자 20만7천여명, 한해 전보다 3천여명 늘어..."일자리 찾기 너무 힘들어"


 
 
▲ 실업급여 신청자들(2017.02.06 대구서부고용센터)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6일 오전 10시 서구 내당동에 위치한 대구서부고용센터(소장 김옥진). 사람을 가득 태운 엘리베이터가 4층 실업급여과에 멈췄다. 42번째 대기자는 자신의 순서를 알리는 소리가 들리자 수급자격신청장구로 분주히 걸어간다.

센터 안에는 30여명의 사람들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고 실업급여 교육을 듣는 40여명은 교육장 앞에 줄을 서 있었다. 각자 번호표를 뽑은 이들은 자리에 앉아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자신의 순번을 기다린다. 손에는 회색 빛깔의 '수급자격인정신청서'와 신분증을 꼭 쥐고 있다.

 
 
▲ 실업급여 신청서와 신분증을 들고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2017.02.06 대구서부고용센터)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 실업급여 상담을 받는 신청자 (2017.02.03 대구고용센터)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머뭇거리며 센터에 들어선 이들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탁자에 놓인 수급자격인정신청서를 집어 들었다. 우모(55. 봉덕동)씨는 51번째 번호표를 뽑고 한참동안 순서를 기다리며 신청서를 써내려갔다. 빈틈없이 작성란을 채운 후에도 불안한 마음에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펴본다. 우씨는 "커튼 만드는 섬유회사에서 일했는데 회사에서 경제사정이 나쁘니 나더러 나가달라고 부탁했다"며 씁쓸하게 말했다.

이모(63. 상인동)씨는 며칠 전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매일 아침 일자리를 찾기 위해 대구서부고용센터로 달려온다는 그의 표정은 지쳐있었다. 익숙한 듯 구인게시판을 들여다보더니 이씨는 "나이가 나이인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적어 운전직을 알아보고 있는데 마땅한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50대만 됐어도 날아다니면서 다른 일을 찾아볼 텐데"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 구인게시판을 보고 있는 실업급여 신청자 (2017.02.06 대구서부고용센터)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 직종별 구인 정보(2017.02.06 대구서부고용센터)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한 뒤 재취업 활동 기간에 소정의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로서 생계안정과 재취업의 기회를 준다. 하지만 수급을 받기 위해서는 ▷이직일 이전 18개월간 고용보험에 180일 이상 가입한 근로자 ▷이직사유가 비자발적인 경우 ▷근로 의사와 능력이 있지만 취업하지 못한 상태 ▷적극적인 재취업활동 등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실업급여는 거주지 관할 고용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신청 후 수급이 확정되면 매 1~4주마다 고용센터에 방문해 실업인정을 신청해야 한다. 실업급여 신청 2주 후 8일분의 실업급여가 지급되며, 2차 지급일부터는 2017년 기준 1일 46,584원으로 한 달(28일)에 130만 4,352원을 지급받는다. 고용보험가입기간과 이직 당시 연령에 따라 90일에서 최대 240일간 지급된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청장 이태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누계 실업급여 수급자는 20만7천534명으로 2015년보다 3천여명 증가했다. 각 센터별로는 남구, 달서구, 서구를 관할하는 대구서부고용센터는 9만3천989명, 북구와 경북 군위군을 관할하는 대구강북고용센터는 4만270명, 수성구와 중구를 관할하는 대구고용센터는 3만5천911명, 동구를 관할하는 대구동부고용센터는 2만 9천660명, 달성군과 경북 고령군을 관할하는 대구달성고용센터 1만1천411명으로 대구서부고용센터가 가장 많았다.

 
 
▲ 실업급여과에 비치된 직업훈련 안내문(2017.02.06 대구서부고용센터)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중장년 실업자는 노후준비도 하지 못 한 채 거리로 나온다. 특히 어린자식과 나이 든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면 더욱이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간다. 지난해 대구에서 실업급여를 받은 60세 이상 어르신은 3만7천120명으로, 30세 미만의 수급자 2만5천946명보다 많다. 채모(62. 평리동)씨도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권해 쫓겨나듯 회사에서 나왔다. 채씨는 지난 30여년 간 현대중공업에 몸담고 있었지만 젊은 청년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달라는 회사의 권유가 있었다.

채씨는 시집, 장가도 가지 않은 두 자식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일을 해야만 한다. 지난해 10월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두 번의 실업급여를 지급받았다. 그러다 몇 주 전 재취업에 성공해 성주의 작은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에 적응도 하기 전에 해고통보를 받았다.

 
 
▲ 실업급여 수급신청 푯말과 채모씨의 취업희망카드 (2017.02.06 대구서부고용센터)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채씨는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병원에 다녀온 이튿날 회사에서 "늙고 아픈 사람 데리고 일 하다 사고가 날 것 같아 불안하다. 이제 일을 그만 나와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채씨는 "서럽고 억울하다. 사는데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또다시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온 채씨를 포함해 실업급여 신청 등을 위해 서부고용센터를 방문한 사람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80여명에 달했다.

 
 
▲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실업급여 교육을 듣고 있다 (2017.02.03 대구고용센터) /사진.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앞서 지난 3일에는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대구고용센터(소장 유하봉)에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120여명의 사람들이 다녀갔다. 오후5시쯤에는 서른 즈음의 젊은 부부가 센터를 방문했는데, 두 살 배기 아기를 안은 아내는 남편의 실업급여 신청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머리가 하얗게 센 60대 어르신들도 센터 창구를 서성였다. 기자라고 말을 건넸지만 대부분 민망한 웃음을 지어보이거나 뒷걸음질 치며 자리를 피했다. "좋은 일도 아닌데"라며 쓸쓸한 표정이었다. 이들은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일자리 안내판을 살펴보다 센터를 떠났다.

평화뉴스 윤명은 인턴기자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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