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초읽기, 대구 촛불 올해 최대..."국민이 이긴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3.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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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차 시국대회 / 7천여명 운집 가수 김장훈씨 공연 "朴 보내고 축제를"...'인용'시 대백서 촛불승리대회


17차 대구시국대회에서 촛불을 든 어린이(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7차 대구시국대회에서 촛불을 든 어린이(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탄핵 심판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대구 시민들이 올해 최대 규모의 촛불을 밝혔다.

4일 오후 6시부터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17번째 시국대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시민 7천여명이 참석했다. 올들어 최대 인파다. 겨울 추위가 지나고 3월 영상의 기온 속에서 진행된 촛불집회는 앞서 집회와 달리 다소 들뜬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심판이 빠르면 다음 주 후반으로 예상되면서 심판 전 마지막 촛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이 이긴다' 피켓을 들고 '탄핵'을 외치는 대구 시민들(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민이 이긴다' 피켓을 들고 '탄핵'을 외치는 대구 시민들(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유모차를 끌고 자녀들과 함께 나온 부부, 교복을 입고 세월호 리본을 가슴에 단 학생들,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 개강을 맞아 동아리에서 단체로 나온 대학생들, 태극기를 들고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중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마지막 탄핵 촛불이 될지도 모르는 이날 시국대회에 참여했다.

특히 이날 집회는 '쫌 고마해라 ROCK 페스티벌'을 주제로 열려 집회 중간 중간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져 축제처럼 진행됐다. 가수 김장훈씨가 애국가와 사노라면을 부르며 시민들 대오 속으로 들어가 큰 호응을 받았다. 또 경북대 총장 1순위로 당선됐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되지 못한 경북대 김사열 교수 등 10여명이 '우리들은 자랑스러운 꼰대'라는 이름으로 아침이슬 등을 합창하기도 했다.

'국민이 심판' 피켓을 든 한 어르신(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민이 심판' 피켓을 든 한 어르신(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86개 단체가 참여하는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4일 오후 6시부터 중앙로에서 1시간 30분동안 17차 대구시국대회를 열었다. 집회 후에는 30분간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 행진을 벌이고 해산했다. 국정농단 사태로 대구 시민들은 지난해 11월 5일부터 이날까지 꼬박 넉달을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다. 연인원 20만여명이 참여했고 자발적 모금액은 2억여원에 달해 대구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집회에서 시민들은 '국민이 이긴다', '국민이 심판' 2개 피켓을 들고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어 탄핵 이 확정될 경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부패 공무원 구속, 세월호 참사·백남기 농민 사망 진상규명, 국정교과서 폐기, 사드 배치 철회,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도 적폐청산 수순으로 촉구했다.

주최측 추산 7천여명, 올해 최대 인파가 촛불을 들었다(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최측 추산 7천여명, 올해 최대 인파가 촛불을 들었다(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아스팔트에서 겨울 내내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염원은 한결 같았다. 상인 백강문(45)씨는 "시련을 견디고 추위를 견디고 드디어 봄"이라며 "국민들 너무 고생했다. 이제 끝이다. 우리가 이긴다. 박근혜 없어야 진정한 봄이지 않겠냐"고 말했다. 경북대 학생 이경석(22)씨도 "부패한 대통령과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길에서 고생한 시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이제 다 온 것 같다. 헌재가 설마 기각하겠는가. 다음 주에는 박근혜를 보낸 기념으로 광장에서 축제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교복에 달고 촛불을 든 한 학생(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교복에 달고 촛불을 든 한 학생(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권택흥 대구시민행동 공동대표는 "4개월간 아름답고 위대한 촛불행진에 함께한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다음주 10일, 13일이면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박근혜만 탄핵한다고 촛불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적폐가 청산되야 진정한 봄이다. 그때까지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가수 김장훈씨는 애국가 반주에 맞춰 가슴에 손을 올리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구 등 전국 6곳 촛불집회서 공연했다. "봄이 언제 오냐고 했는데 이제 왔다. 정의를 믿고 여기까지 온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이제 투쟁이 아닌 사랑으로 폭력이 아닌 평화로 광장서 만나자"고 했다. 

가수 김장훈씨가 대구 촛불집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가수 김장훈씨가 대구 촛불집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2017.3.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대구시민행동은 오는 11일 오후 6시에도 촛불집회를 연다. 탄핵안이 인용될 경우에는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촛불승리대회'를 열고, 탄핵안이 기각될 경우에는 중앙로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대구시민 분노의 대회(가제)'를 열 계획이다. 다음 주를 넘길 시에는 그대로 18차 시국대회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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