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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밤, 외로이 떠난 그들...대구, 무연고 사망 5년새 최다

기사승인 2017.12.22  23: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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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삼감영공원 추모제 / 올해 숨진 무연고·노숙인 95명 5년새 2배 "물가·집값 고공행진에 쓰러진 약자들"

 
대구시 서구 비산동 故(고) 이◯윤, 동구 신천3동 우◯기, 동구 신암동 김◯기.

올 한해 한 평 남짓한 쪽방이나 거리에서 목숨을 잃은 대구지역 무연고·노숙인들의 종이위패다. 사업 실패, 지병, 노환 등 각자 세상을 떠난 사연은 달라도 생을 마감할 때 혼자였다는 사실은 같았다. 

1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동짓날'. 올해도 대구 쪽방, 거리에서 이름 없이 쓰러져간 무연고·노숙인들을 위로하는 추모제가 열렸다. '대구쪽방상담소'와 '반빈곤네트워크'는 22일 저녁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에서 '2017 거리에서 죽어간 대구홈리스(Homeless.노숙인) 추모제'를 열었다.

 
 
▲ 올 한해 사망한 무연고.노숙인들의 위패(2017.12.22.경상감영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숨진 무연고.노숙인의 얼굴 없는 영정사진(2017.12.22.경상감영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들은 얼굴 없는 영정사진에 95개 위패를 모시고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려놨다. 두 손을 모은 뒤 고개숙여 묵념하는 이들. 긴 겨울 밤 외로이 떠난 그들의 죽음을 추모했다. 또 추모제에 모인 이들은 함께 동지팥죽을 나눠먹기도 했다. 추모제 현장에서는 노숙인들에 대한 무료진료와 상담도 진행했다.

서구 평리동 쪽방에서 살고 있는 강현모(64.가명)씨도 이날 추모제에 참석했다. 강씨는 "전날 밤까지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가 다음 날 아침 일어나지 않았다"며 "사람 목숨이 그렇게 허망한줄 그때는 몰랐다"고 친구를 잃은 슬픔을 전했다. 이어 "아무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 궁금해하지 않지 않냐"면서 "어디에 묻혔는지 서류 한 장으로 처리될 뿐"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처럼 대구 무연고·노숙인 사망자 수는 올해 95명으로 최근 5년새 최다라는 슬픈 기록으로 나타났다. 반빈곤네트워크에 따르면, 2017년 대구 무연고·노숙인 사망자 수는 95명이다. 2013년 43명, 2014년 30명, 2015년 87명, 2016년 61명으로 5년 전보다 2배 늘었다. 대구 전체 노숙인 수도 1,103명으로 서울(3,682명) 다음으로 많았다. 인구 1만명당 노숙인 수는 4.39명으로 서울 3.61명보다 많았다.

 
 
▲ 헌화를 하며 숨진 이들을 추모하는 시민(2017.12.22.경상감영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대구 서구 평리동 한 쪽방 주민의 추모사(2017.12.22.경상감영공원)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물가와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제도가 사라져간 동안 해마다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노숙인들과 무연고자들이 늘어났다"며 "사회가 약자들을 외면해 이들은 소외됐고 범죄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 더 큰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대구쪽방상담소·반빈곤네트워크는 2009년부터 매년 동짓날 밤 대구 노숙인 추모제를 연다.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jyeon@pn.or.kr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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