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한 사립대학교 A교수가 계약직 외국인 여성 교수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24일 경산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경산시 한 사립대 30대 계약직 외국인 여성 교수 B씨는 7월 초 같은 과 50대 정규직 남성 교수 A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고소 내용을 토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소장이 접수된 이후 고소인을 조사했고 다른 건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며 "(사건 진상규명까지)얼마나 걸릴지는 앞으로 수사를 진행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B교수 측 말을 종합하면, B교수는 2016년 이 대학에 임용된 계약직 교수로 같은 학과 A교수로부터 부탁을 받아 함께 번역 작업을 했다. A교수는 연구실로 B교수를 수 차례 불러 비슷한 도움을 부탁했다. 이 과정에서 B교수는 "A교수가 신체 부위를 밀착시켜 접촉하고 몸을 일방적으로 만져 성적 수치심을 줬다"며 "늦게까지 일을 시키고 임금을 주지 않는 등 갑질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후 B씨는 이를 학과와 대학에 알렸다. 이후 대학의 조사가 있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B씨는 다시 여성단체에 고발했다. 여성단체는 대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를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대학은 재조사를 진행해 B교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여 지난 6월 말 A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재단에 징계를 요청했다. 징계 수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결과는 조만간 확정된다.
B씨는 A교수에 대해 성추행 혐의 뿐 아니라 갑질로도 지난 23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1년 계약직 B교수에 대해 고용 연장권을 쥔 A교수가 본인이 원하는대로 해주지 않으면 B교수에 대한 고용을 연장하지 않고 해고 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게 B교수 측 말이다. A교수가 2016년부터 2년 6개월 동안 고용 여부와 관련해 갑질을 저질렀다며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의 일종이라는 주장이다.
B교수 사건을 돕는 학내 한 인사는 "2년 넘게 갑질을 하고,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것에 대해 경찰 고소와 노동청 조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져 피해자가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경찰이 엄정한 수사를 펼쳐 하루 빨리 진상을 규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해당 대학교 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미 A교수를 징계위에 넘겨 모든 징계 절차가 마무리됐고 재단의 결제만 남았다"며 "조만간 징계 수위가 결정나면 당사자에게 통보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A교수 연구실과 해당 학과 사무실로 수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A교수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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