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씨는 처음 탈시설해 머물던 '자립생활체험홈'을 나와→'임대아파트'로 이사갔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작은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또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일자리 지원사업을 통해 취업을 했고 집 주변 친구도 사겼다. 조씨는 "앞으로 재밌고 즐겁게 나의 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자립생활체험홈에서 생활해보니 생각이 변했다. "외출증 없이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고, 먹고 싶은 음식 메뉴도 직접 정할 수 있어 좋았다"고 그는 말했다. 다치기 전 살았던 것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 같아 행복하다는 말이었다. 때문에 이제는 시설에 남은 이들에게 "나가서 살아보라"고 권하고 있다. 서씨는 "이렇게 좋은 세상 있는지도 모르고...시설에서 살지 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숙경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희망원 중증·중복 발달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 성과분석'을 발표했다. 분석을 해보니 올 3월 시민마을에서 나와 자립생활체험홈에서 생활한 발달장애인 9명은 ▲사회활동량 증가 ▲자율성·삶의 질 향상 ▲도전행동(비명·고함 등) 개선 ▲건강 상태 개선 결과가 나왔다. 반면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는 것은 부족하다고 나왔다. 박 교수는 "희망원 탈시설 장애인들 삶의 질이 불과 반년만에 크게 좋아졌고 자기 결정권도 높아졌다"며 "다만 지역사회에 잘 섞일 수 있는 지원체계와 방안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이들도 지역에서 잘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센터협의회 회장은 "희망원 인권유린 문제는 다른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며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로 '탈시설'을 정한만큼 적극적으로 탈시설 정책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미연 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은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180개국이 비준한 'UN(유엔.국제기구)장애인권리협약'에선 장애인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생활을 명시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탈시설을 통해 장애인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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