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장, 일본서 '아사히글라스' 만남...해고자들 "복직은요?"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0.01.17 20: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세용 시장, 15~17일 도쿄 아사히글라스·도레이 본사 찾아 경영진 만난 뒤 '감사 인사' 페북글 논란
노조 "불법파견 전범기업에 감사? 부적절, 책임 물어야" / "오해, 투자유치·노사문제 해결 겸사겸사"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도레이의 경영진을 만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장 시장과 구미시 경제기획국장, 기업지원과장 등은 구미산업단지 내 외국인투자기업인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도레이의 지속적 투자유치 촉구를 위해 15일~17일 도쿄 본사를 찾아 경영진들을 만났다.

장 시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16일 본인 페이스북에 "2박 3일간 일본 출장 중이다. 일본 방문 목적은 구미에 투자하고 있는 AGC(아사히글라스), 도레이 본사를 방문하는 것"이라며 "대표와 임원을 만나 구미 투자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은 구미산단 내 외국인투자기업인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도레이의 도쿄 본사를 찾아 경영진들을 만났다. 장 시장은 이 만남 이후 '감사 인사'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2020.1.16)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은 구미산단 내 외국인투자기업인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도레이의 도쿄 본사를 찾아 경영진들을 만났다. 장 시장은 이 만남 이후 '감사 인사'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2020.1.16)

이를 두고 아사히글라스 해고자들은 반발했다. 두 기업 다 일제강점기 전범기업인데다가, 아사히글라스는 햇수로만 6년 '해고 사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사히는 지난해 한국 사법부에서 불법파견이 인정돼 비정규직 해고자 178명을 직고용하라는 철퇴를 맞고도 불복해 항소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 시장이 두 기업 경영진을 만난 뒤 소셜네트워크망에 '감사 인사' 글을 올려 비판을 사고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지회장 차헌호)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후보 시절 당선되면 아사히 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장 시장은, 일본에 가서 아사히에 감사를 전하고 손을 내미는 행보를 했다"며 "해고 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두 기업 모두 전범기업이고 더군다나 아사히는 한국 법원, 검찰, 노동부로부터 178명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불법파견을 자행해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기업"이라며 "장 시장이 6년째 쫓겨난 해고자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은 구미산단 토지와 세금 특혜를 받는 전범기업들이 불법을 자행하면 바로 잡을 의무가 있다"면서 "노동자 탄압 기업에게 법을 지키라고 못할망정 머리를 조아려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직고용하라" 1심 승소 후 해고자들 기자회견(2019.8.23.대구지법 김천지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직고용하라" 1심 승소 후 해고자들 기자회견(2019.8.23.대구지법 김천지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구미 아사히글라스 직원들이 해고자들의 출근을 막고 있다(2017.11.6) / 사진.평화뉴스
구미 아사히글라스 직원들이 해고자들의 출근을 막고 있다(2017.11.6) / 사진.평화뉴스

해고자인 차헌호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불법파견을 저지른 전범기업에 감사를 전하는 장 시장 행동은 부적절하다"며 "1심 결과에 승복해 빨리 해고자들을 복직시킬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미시장 비서실 한 관계자는 "단순 투자 유치만을 위해 일본에 간 게 아니다. 오해"라며 "분리막 2차 전지 유망사업인 도레이는 투자 유치 목적이 맞지만 아사히는 노사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바라며 부탁하는 말을 하기 위해 겸사겸사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더 자세한 내용은 시장님이 돌아오시는대로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