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종합병원 응급실들이 줄줄이 폐쇄됐다.
보건당국에 19일 확인한 결과 코로나 사태로 응급실이 폐쇄된 대구지역 병원은 모두 5곳이다.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본원, 달서구 신당동 성서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남구 대명동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달서구 감삼동 더블유(W)병원, 수성구 고산동 천주성삼병원 응급실은 모두 폐쇄조치됐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지난 18일 밤 11시 30분쯤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온 이후 지금까지 폐쇄됐다. 경북대병원 측은 "코로나 의심 환자들이 계속 찾아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 다시 응급실 문을 열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성서)과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더블유병원, 천주성삼병원도 코로나 의심 환자들이 다녀가면서 모두 응급실 문을 닫았다. 의심 환자에 대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 병원들은 당분간 응급실을 운영할 수 없다.
영남대의료원(남구 대명동) 응급실은 앞서 18일 코로나 의심 환자가 다녀가면서 밤사이 페쇄조치됐었다. 하지만 19일 최종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응급실 폐쇄 조치가 풀렸다.
코로나 사태가 지역에서 잠잠해질 때까지 지역 병원에서 이 같은 현상은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경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경지부,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행동하는 의사회 대구지부,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 우리복지시민연합 등이 모인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는 19일 보도자료에서 국가지정 음압(陰壓) 격리병상 태부족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구 인구는 250만명, 인근 경북까지 합치면 인구는 더 늘어난다"며 "하지만 대구 국가지정 음압병상은 고작 10병상뿐으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음압병상은 기압 차로 공기가 병실 안쪽으로 유입되도록 설계된 특수 병상이다. 각종 감염병 치료에 쓰인다. 대구시는 5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대구의료원에 5개 뿐이던 국가지정 음압병상을 늘리겠다고 했다. 그 결과 현재 경북대병원에 5개가 더 늘었다. 연대회의는 "민간병원보다 훨씬 적은 수로 민망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국가지정 외 지역 종합병원 음압병상 수는 파티마병원 10개, 동산의료원 12개, 대구가톨릭대병원 6개, 영남대의료원 15개, 칠곡경북대병원 4개 등 52개다.
연대회의는 메르스 사태 5년간 대구시 감염관리 예산도 제자리걸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반회계 예산대비 0.4%에 불과하고, 신종 감염병 관련 음압병상 확충 관리 운영비용은 1억5천여만원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 간의 안일한 대응이 지금의 위기와 불안을 자초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면서 "진짜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대책을 다시 마련해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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