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캠프워커 미군기지 반환부지가 위해성 기준치를 넘어 암과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나왔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김원경·김중진)은 23일 "환경부가 공개한 적 없는 캠프워커 반환부지 위해성 평가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인체 발암위해성과 비발암성위해성이 국내 안전 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지가 매우 심각하게 오염돼 인체에 위험하다"고 밝혔다.
안실련은 환경부의 '환경조사 및 위해성 평가 보고서'를 입수해 이날 공개했다. 앞서 지난 달 19일 안실련이 공개한 환경부의 '환경조사 보고서'와는 다른 자료다. 이전 보고서는 캠프워커 반환부지 안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중점으로 둔 자료다. 반면 이번 보고서는 환경조사를 통해 검출된 오염 물질들이 실제 사람의 인체에 얼마나 위험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위해성평가 분석 결과 주거지역 거주자에 대한 발암위해도 확률은 1만분의 2.2로 나타났다. 상공업지역 근로자 발암위해도는 10만분의 4.3, 건설현장 근로자 발암위해도는 100만분의 1.4의 확률로 나왔다. 환경부가 고시한 '토양오염물질 위해성평가 지침'의 국내 안전 기준인 10만분의 1~100만분의 1보다 발암위해도가 크다. 기준치를 벗어날 경우 발암위해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비발암위해도의 경우 주거지역 어린이와 성인에 대한 비발암위해도가 각각 19배와 17배로 나왔다. 상·공업지역은 3.8배, 건설현장 근로자는 3.3배로 나타났다. 비발암위해도의 국내 안전 기준치인 1을 모두 초과했다. 앞으로 반환부지를 주거지역이나 사무실, 토양정화나 재개발 사업 등에 사용 할 경우 주민과 근로자·현장 작업자에게 모두 건강상의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환부지 토양만 이번 보고서 조사 대상에 포함됐고 지하수 오염 위해성평가는 이뤄지지 않아 시민단체는 이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위해성 평가 보고서에는 '상수도 공급 가능지역이므로 지하수 사용에 따른 지하수에 대한 직접 노출경로는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함'이라고 명시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반환부지는 앞으로 대구시민들이 사용하는 곳"이라며 "어떻게 오염됐고 그 결과 인체에 어떤 위해성을 미치는지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사와 정화를 철저하고 완벽하게 한 뒤에야 반환부지는 시민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 미래공간개발본부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의 안전에 문제가 있을 정도의 위해성이었다면 즉각적인 조치가 이미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국방부가 주관해 대구환경공단이 위험 검증을 위한 정밀 조사 계획과 반환부지 정화 작업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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