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3년 개방결과, '완전개방' 금강·영산강, 녹조 95% 감소·멸종위기종 도래 "자정활발, 생태개선" '일부개방' 낙동강 녹조·건강성지수 미미 "개방 폭 적고 기간 짧아" / 환경연 "자연성 회복, 보 해체"
4대강사업 보(洑) 수문을 활짝 연 금강과 영산강에서는 녹조가 크게 줄고 멸종위기종도 다시 돌아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반면 낙동강만 개선이 적었다. 수문을 연 폭이 적고 시기도 짧았던 탓이다.
환경부(장관 한정애) 산하 '4대강 자연성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은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 토목건설사업인 '4대강사업'과 관련해 지난 2017년 6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금강·영산강·낙동강 보 11개(전체 16개 보 중 한강 제외)를 개방해 3년간 조사한 결과를 지난 14일 공개했다. '녹조라떼'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매년 4대강 보 일대에서 녹조가 창궐하고, 물고기가 집단폐사하거나 멸종위기종이 사라지고, 보 주변에서 홍수까지 발생해 조사평가단을 꾸려 보를 열었을 때와 닫았을 때를 비교 조사했다.
보 수문을 완전개방한 일수는 금강 세종보가 1,072일로 가장 길고 공주보 962일, 백제보 183일이다. 영산강은 승촌보가 248일, 죽산보가 143일 완전개방했다. 낙동강은 완전개방 일수가 가장 적다. 합천창녕보가 83일로 완전개방 일수가 가장 길고 구미보·달성보는 각각 7일만 완전개방했다. 수문 개방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지역민 의견을 반영했다. 대구시·경북도는 낙동강 보 개방에 부정적 입장을 냈다.
그 결과 개방 폭이 컸던 금강과 영산강에서는 보를 중심으로 여름철 많이 발생한 ▲유해남조류성 녹조가 감소했다. 2013년~2017년과 비슷한 기상 조건이었던 2019년 금강과 영상강에서는 녹조가 예년 평균과 비교할 때 금강 95%, 영산강 97% 감소했다. 조사평가단은 "보 개방으로 물·흙·모래 등이 머무르는 시간이 최대 88% 짧아지고 물살이 최대 813% 빨라져 물 흐름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반면 같은 시기 보를 일부만 연 낙동강은 예년에 비해 오히려 녹조가 32%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수생물이 물 속에서 숨을 쉬기 어려웠던 ▲저층빈산소 발생량도 줄었다. '저층빈산소'란 하천 생물들이 숨을 쉴 수 있는 용존산소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용존산소가 부족하면 수생물, 수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의 경우 완전개방 시기에는 저층빈산소가 아예 발생하지 않았다. 낙동강 하류 달성보와 합천창녕보에서도 부분개방 이후 발생 빈도가 감소했다.
모래도 다시 돌아왔다. 하천 ▲퇴적물 내 모래 비율이 늘고 유기물질이 줄면 자정작용이 활발해지고 물 속의 용존산소량이 늘어 수질과 수생태계가 개선된다. 개방 폭이 큰 금강과 영산강에서 활발했다. 영산강 죽산보에서는 수문 개방 전 대비 개방 이후에 퇴적물 내 비율이 1.7배(51.8%→88%) 증가했고, 금강 공주보는 개방 전 대비 개방 이후에 유기물질이 절반 가량(1.43%→0.67%)으로 줄었다. 개방 폭이 작았던 낙동강 보에서는 모래 비율이 늘거나, 유기물이 줄어드는 경향이 미미했다.
생물들의 터전도 좋아졌다. ▲멸종위기종이 4대강 일대를 다시 찾거나 재발견되고 서식범위가 늘었다. 빠른 물살과 모래가 깔린 수역에 사는 흰수마자는 2019년 세종보 하류에서 재발견 된 후 2020년 공주보 상·하류에서도 관측됐다. 금강과 영산강에서는 멸종 1급 황새·멸종 2급 흑두루미 등이 관측됐다. 이를 반영하듯 세종보 '어류건강성지수(어류 저서동물 생물상 종보를 바탕으로 생태계건강성을 평가하는 지수로 100에 가까울수록 자연성이 높고 건강함)'는 수문 개방 전 35.6→개방 후 56.6으로 '저서동물건강성지수'가 83% 높아졌다. 보 개방 후 모래톱과 수변공간이 각각 축구장 면적의 627배, 2천11배 증가한 결과다. 모래톱, 하중도, 습지 등이 늘어 서식·번식·휴식지 기능을 하는 셈이다.
조사평가단은 "장기간 수문을 완전개방한 세종보와 공주보는 녹조가 뚜렷이 줄고 건상성지수는 증가했다"고 결론냈다. 반면 "낙동강은 녹조 저감 효과가 뚜렷하지 않고, 수생태계 지표 변화도 미미하다"며 "수문 개방 폭이 작고 개방 기간도 짧아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조사 결과 4대강 자연성 회복 정당성과 국민 일반 상식이 옳았음이 재확인됐다"며 "하천 흐름을 막는 보를 해체해 자연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난 19일 논평에서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