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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판 자본주의의 운명

기사승인 2008.09.22  00: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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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국 칼럼]
"부동산 거품서 비롯된 금융공황, 또 다시 거품 부치기는 이명박 정부"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던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와 메릴 린치가 한순간에 몰락한 뒤, 그 이튿날 한국의 증권시장도 폭락을 거듭하여 그날 하루만 ‘50조원’이 증발했다고 했다.
주식시장이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 빠듯하게 살아가는 보통사람들로서는 증권시장에서 하루 만에 사라져버린 50조원이 어느 정도 규모의 돈인지 가늠하기도 힘들고, 어차피 그 돈의 한 푼 부스러기도 내 지갑에 든 돈이 아니었으니 지금 지구촌 금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피부로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정부가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자본주의 원조국가라고 으스대던 체면까지 땅바닥에 내팽개치고 어마어마한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사태를 봉합하긴 하였으나, 더 심각한 문제는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태로 증명이 된 것은 OECD 국가를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의 풍요란 것이 결국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고, 인류의 복리 증진에 있어 유일한 대안이라고 떠들어대던 ‘신자유주의’라는 것이 기껏해야 돈 놓고 돈 먹는, 노름판 자본주의였다는 사실이다. 그 노름판에서 잃어버린 판돈을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끌어다 채워주는 꼴인데, 그 노름판에 얼씬거리지도 않았던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조차 모르고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다. 시장바닥의 가장 단순한 노름판 규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이 희한한 미국식 노름판 자본주의가 과연 공적자금으로 연명하며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 그것도 하나의 구경거리라면 구경거리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금융공황이 “자본주의 붕괴의 서곡”이란 섣부른 전망도 흘러나오고, “마르크스가 흐뭇해하고 있을 순간”(『Guardian』. 2008. 9.16 사설, 'Maelstrom in the markets')라고 주장하는 해외언론도 있다. 자본주의가 붕괴하든 말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은행이 도산할지 말지 그것은 우리가 상관할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와 그리고, 고만고만한 내 이웃들에게 닥쳐올 일들- 하늘 모르고 치솟게 될 실업률, 줄을 잇는 개인파산, 꼬리를 무는 자살행렬...- 은 너무 분명한데, 우리는 거기에 아무런 대응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들고 있는 무기라고 해야 달랑 촛불 하나가 전부였다. 그 촛불마저 권력이 휘두른 폭력에 짓밟히면서 가물가물 꺼져가고 있다.

현실은 비관스럽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하다. 금융공황으로 온 세계가 들썩이는데 “나 같으면 펀드라도 사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펀드가 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참 한가한 이야기로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오해라고 해두자. 대통령의 진의에 대해 워낙 오해가 많은(?) 국민들이니...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9.19 주택종합대책을 보면, 또 그 정책이 아무런 수정없이 집행된다면 우리는 헤어 나오기 힘든 수렁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지금도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25만호에 이른다는데 500만호의 주택을 새로 공급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가? 게다가 그 500만호의 주택에서 주로 서민들이 이용할 중소형 아파트는 ‘보금자리’형 주택이라 따로 분류하고 있다. 세상에 보금자리가 아닌 집이 도대체 어디 있을까마는 굳이 서민용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보금자리’라 이름 붙인 데는 중대형 아파트가 가지는 또 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아마도 재산증식용 아니면 최소한 신분과시용일게다.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금융공황이 부동산 거품에서 비롯된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중.동>만 열심히 들여다보는 사람들이라도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부동산거품에서 비롯된 금융공황이 온 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때 또 다시 부동산거품을 부추기는 정책을 펼치는 이 정권 아래에서 과연 우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일본이)못 가도 몇 백 년은 갈 줄 알았다....” 미당 서정주가 자신의 친일행적을 변명하며 늘어 놓은 말이다. 그러면서도 표현의 대가답게 자신은 친일파(親日派)도 부일파(附日派)도 아닌, 종천순일파(從天順日派)라고 했다. 지금 우리사회는 미국경제가 “못 가도 몇 백년은 갈” 것으로 믿고 있는 종천순미파(從天順美派)들이 권력을 장악한 채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 모델을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순미를 하든, 친미를 하든 그것은 그들의 선택일 뿐이다. 선택할 수 있는 권한 또한 국민들이 위임해준 것이니만큼 뒤늦게 한탄하는 것도 부질없는 일이다. 다만 한 가지. 어리석은 욕망이 쌓아올린 풍요와 성장은 한갓 거품에 불과하다는 것, 그 거품이 언젠가는 처참한 응징으로 되돌아온다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늘의 뜻이란 사실을 미국의 경제 시스템이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 돈 놓고 돈 먹는 노름판 자본주의의 운명은 어찌될까? 그리고 하늘의 뜻을 거스르거나 곡해한 자들의 운명은? 독서의 계절이 다가오는 만큼 책 속에서 답을 찾아보기 바란다.

[김진국 칼럼 17]
김진국(평화뉴스 칼럼니스트 / 대구경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평화뉴스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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