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희망, 다시 바닥에서 새롭게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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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변호사, "386정치의 허상, '민주화' 명망 만 있고 현장과 지역이 없었다"

"386세대는 70년대, 80년대 우리 사회 민주주의에 큰 공헌을 했다. 그러나 그들 386정치인은 문제를 구체적으로 풀어가지 못했다. 옛날의 명망만 갖고 운동해서 그렇다. 그들에게 현장도, 지역도 없었다"

박원순 변호사
박원순 변호사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는 12월 11일 저녁  대구의 제이스호텔에서 열린 특강에서 '386정치'의 문제를 이렇게 꼬집었다.

그는 "중앙.서울.대도시에 집중되고 농촌.지역.중소도시는 몰락했다"면서 "옛날의 명망만 갖고 운동했다. 현장도, 지역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답이 있고, 지역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대구사회연구소>와 <민주화운동기념사회업회>가 주최한 [2008민주시민교육아카데미] 마지막 강좌로 마련됐다. 이들 단체 회원과 학생 30여명이 참가했다. 아카데미는 11월 4일부터 이날까지 10강좌로 이뤄졌고 13명이 수료했다.

박원순 변호사는 '지역이 희망이다'를 주제로 한 이날 특강에서, 지난 2004년부터 지역을 직접 다니며 사람들을 만난 소감을 '절망'과 '희망'으로 나눠 설명했다.
"농촌에는 길 물어볼 사람도 없다"며 농촌의 이농.고령화 현상에서 '절망'을, 그러나 "지역에서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며 또한 '희망'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절망적인 농촌이 블루오션이며 농촌에 잠재적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남 창녕의 '불로초 양파' ▶의성 '효선농산' ▶ 서천군 '한산모시' 등을 예로 들며 '향토자산의 기업화.상품화'를 소개했다. 또, ▶(미군 사격장)매향리 평화마을 조성 ▶(토속 종교 7가지)김제 금산면 용화마을 ▶인천 배디라 역사문화마을 등의 '마을 만들기'를 비롯해 지역 특색을 살린 많은 사례를 전하며 "여러분도 지금 바로 시작해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또,  "공무원의 생각이 조금만 바뀌고 조금의 창의성만 있으면 그 지역이 획기적으로 바뀐다"며 지방자치단체와 공무원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먼저, 김천과 순천의 도서관을 예로 들었다. "김천의 한 도서관에 가보니 공무원은 가만히 앉아있고 도서관에는 곰팡이 냄새가 나더라. 그런데 전라도 순천에는 그 지역 아주머니들이 운영하는 '기적의 도서관'이 있다. 얼마나 잘되는 지 정말 놀랐다"며 '민간의 참여'를 강조했다.

이어, ▶'베를린 미래위원회'를 소개하며 지방자치단체의 변화를 요구했다. '베를린 미래위원회'는 각계 전문가 70명으로 구성돼 도시 전체의 컨셉과 철학을 결정한다. 특히, 도시 녹색율을 47%로 유지하고 도로 증설을 반대하며 도시 외곽 쇼핑몰을 허가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위원회에 '시장'은 참가하지 않는다. "시장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한 의도"라고 박 변호사는 설명했다.

또, ▶일본 미야기현의 '아사노'지사의 업적을 소개하며, "많은 권한을 비영리민간단체에 주고 지자체는 감독을 주로 하는 슬림형 지방정부였다"면서  "지자체가 지역의 비영리민간단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는 이와 함께,  ▶아파트 부녀회 ▶대학총장 선거 ▶파출소 ▶초등학교 반장선거 ▶학교운영위원회 ▶지방선거.국회의원선거의 부정과 잘못된 운영을 예로 들며 "민주주의, 갈 길이 멀다"면서 "다시 바닥에서 새롭게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박원순 변호사 특강..대구사회연구소 회원과 학생 30여명이 참가했다(사진.유지웅 기자)
박원순 변호사 특강..대구사회연구소 회원과 학생 30여명이 참가했다(사진.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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