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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김정길 명예주필께

기사승인 2009.06.09  11: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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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미옥(참언론)..."제발, 고인을 모독하지 마십시오"

 
 
▲ <매일신문> 6월 1일자 '수암칼럼'

<매일신문> 김정길 명예주필님께

안녕하십니까? 참언론대구시민연대에서 일하고 있는 허미옥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악법이 지역언론을 죽이는 정책이며, 지역의 건강한 독자들이 신문과 방송을 읽고 함께 소통해야 한다며 신문읽기와 방송보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업특성상 뉴스를 열심히 읽어야 하기 때문에 <매일신문>의 대표(?)칼럼이라 할 수 있는 수암 김정길 명예주필(이하 김 주필)님 글에 관심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사이버공간과 <매일신문> 자유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수암칼럼 6월 1일 「천국에서 보내는 두 번째 편지」에 대해 해당 신문 독자로써 꼭 드리고 싶은 의견이 있습니다. 하나는 칼럼의 형식과 내용의 문제이며, 두 번째는 이를 인쇄매체에 실어 독자에게 배포한 <매일신문>의 책임에 관한 것입니다.

6월 1일자 칼럼이 이리도 논란이 된 데에는 ‘보수논객의 주장’ 즉, 칼럼의 내용보다는, 김 주필님의 생각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 전대통령)의 의견인 것 처럼 무리하게 포장하려고 했었던 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평소 생각과 전혀 다른 주장들이 펼쳐지면서, 정치인, 생활인으로서 고인(故人)을 존중하고 그의 죽음을 추모했던 많은 시민들의 감성을 건드렸다는 점입니다.

검찰.경찰이 '본분'을 다한 공직자 입니까?

이 칼럼은 ‘하늘나라에 간 고인이 두 번째 유언처럼 당부의 말을 쓴다면 이렇게 써 보냈을지 모른다’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즉 고인이 하늘나라에서 쓴 두 번째 유언형식으로 작성되었지만, 칼럼 속에 포함된 주장들이 고인의 뜻과 상이한 점이 많다는 점입니다. 

첫째, ‘서민 대통령’, ‘권위주의 타파’를 외쳤던 노 전대통령은 최소한 자신의 지지자를 폄훼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 주필님의 칼럼에는 추모객의 행동을 끊임없이 비틀어대고 있습니다.

김주필님은 상대방에 대한 주장을 ‘고함’, ‘떠드는’, 광화문 분향소를 지키려던 시민들의 의지를 ‘고집’으로, 구속집행정지신청을 통해 분향소를 지켰던 측근들의 행동을 ‘TV 앞에 얼굴을 치 들고’로 표현하셨더군요. 과연, 이것이 고인의 뜻일까요?

두 번째, 김 주필님은 해당 칼럼에서는 '국가경찰, 법무장관, 검찰총장'등에 대해 '본분을 다한 공직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인 뿐만 아니라 다수의 시민의 뜻과 다릅니다.

생전에 고인은 검찰 수사의 정치성에 대해 많은 문제를 제기했고, 여론조사 결과도 '검찰의 정치적 태도, 수사의 문제점'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최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4월 20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수사방식'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국가경찰, 검찰총장’을 ‘본분을 다한 공직자’라고 표현한 것은 고인의 뜻일까요?

DJ 말이 분열을 부추기는 선동입니까?

세 번째, 김대중 전대통령의 주장을 곡해하고 계십니다. 칼럼에서는 "저와 가족을 위해 울어주신 DJ 님께도 한 말씀 드립니다. 저의 반쪽이라시면서 ‘나도 똑같이 했을(자살) 것이다’고 하신 것은 큰 지도자가 할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천국에 와 보니 그런 말씀은 저에겐 결코 위로가 아닌 화합을 깨고 분열을 부추기는 선동이란 생각이 들 뿐입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가 맞을까요? DJ 주장의 핵심은 "검찰의 수사가 지나쳤다"는 것이며, 유족을 위로하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고인이 DJ에 대해 '화합을 깨고 분열을 부추기는 선동'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과연, 이것이 고인의 뜻일까요?

마지막입니다. 현재 칼럼에서는 “일부 전교조 여러분도 이젠 교실로 돌아가십시오. 장례 끝난 밤거리에서 촛불들 시간에 북 핵 안보교육이나 더 시켜주십시오. 민노총, 화물연대 여러분도 힘들지만 참으십시오. 북핵이 난리인 이때 여러분의 손에는 아직 만장깃발이나 촛불 대신 工具(공구)와 핸들이 쥐어져야 합니다”며 안보이데올로기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국가 안보로 모든 사회적 문제를 덮으려고 했던 것은 과거 군부독재시절의 사고방식입니다.  DJ-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냉전이데올로기', '안보이데올로기'는 일정정도 해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긴장이 일정정도 완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남북간에 긴장고조는 이명박 정부의 '소통부재'철학이 남북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립과 긴장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주장했던 고인이 갑자기 ‘국가안보’를 내세우며 추모객들을 종용하는 것이 과연 고인의 뜻일까요?

제발 부탁입니다. 고인을 모독하지 마십시오.
그냥 김 주필님의 주장을 평소대로 펼치시면 됩니다.

고인에 대한 독설 실린 매일신문...어떻게 하실렵니까?

뿐만 아니라 이를 지면에 편집한 <매일신문> 또한 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노 전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수많은 보수 논객들이 독설을 날렸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살하거나 감옥에 가야 했었는데(김동길 전교수), 결국 ‘자살’했다, 혹시 ‘실족 추락사’일지도 모른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 ‘애초에 감당할 자질이나 능력이 없으면 굳이 지도자에 오르려 들지 말았어야 했다(김진홍,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 장례식에 시금 쓰지 마라 (변희재,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공동대표) 등. 그리고 지난 4일 한나라다 의원연찬회에서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이 던진 독설까지.

이들은 주로 자신의 홈페이지, 블러그, 또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미디어, 강연회 장에서 개인적 차원의 주장이었습니다. 고인에 대한 독설이 공식매체로 인쇄되어 해당 신문 독자에게 배달된 것은 6월 1일 <매일신문>이 처음일 것입니다.

어쨌든 <매일신문>에 실린 이 칼럼으로 인해 대구는 또다시 ‘부끄러운 도시’로 전락했습니다. 다른 지역에 가서 ‘대구 사람’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정말 힘듭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법이 지역언론 시장을 죽이기 때문에, 언론소비자가 나서서 신문을 구독하고 지역을 살리자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힘이 '주~욱‘빠지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하실렵니까?

 
 




[평화뉴스 - 미디어 창 33]
허미옥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pressangel@hanmail.net



- 6월 1일 <수암칼럼> 전문

國民葬(국민장)이 끝났다. 그리고 그(노무현)도 떠났다. 그의 혼령이 있다면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자신의 죽음을 슬퍼해준 모습을 보면서 어떤 감회에 젖었을까. 어쩌면 하늘나라에서 남은 우리에게 두 번째 유언처럼 당부의 말을 쓴다면 이렇게 써 보냈을지 모른다.

“국민 여러분, 못난 저를 위해 울어주고 꽃을 뿌려주신 연민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대통령 노릇도 부족했고 修身齊家(수신제가)도 제대로 못 하고, 나라와 국민 여러분께 번듯하게 남겨 드린 것도 없는 저에게 국민장까지 치러준 배려 또한 고맙습니다.

요 며칠 새 저는 천국에서 만난 많은 분들의 말씀과 위로를 들으며 문득문득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깨우치게도 됩니다. 권위주의를 깨고 개혁을 위해 애썼다는 칭찬도 들었습니다. 방송들이 고맙게도 저의 모자란 모습들을 좋은 모습으로 비쳐 보여주신 건 감사하지만 저는 천국에 와서 제 자신의 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 저의 죽음은 왜적의 총탄을 맞고 쓰러진 이순신 장군의 호국의 죽음도 아니고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한글을 창제하다 병고로 쓰러지신 세종대왕의 愛民(애민)의 죽음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토록 슬퍼해주신 사랑, 가슴 아리도록 고마울 뿐입니다. 방송이나 인터넷은 더 이상 저를 마치 희생당한 영웅인 양 그리지 말아 주십시오. 겸손이 아닙니다. 저는 저를 사랑한 노사모와 아끼고 믿어준 사람들에게 하늘나라에서 당부하고 싶습니다.

외국인과 해외 TV가 중계되는 영결식장 앞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고함을 지른 나의 옛 비서에게도 당부합니다. ‘자네 같은 친구를 비서로 썼던 내가 부끄럽다’고….국민장이 끝났음에도 광화문에 분향소를 고집하고 곡괭이와 각목으로 국가경찰을 치는 분들, 그리고 ‘책임을 묻겠다’며 법무장관, 검찰총장 사퇴를 떠드는 민주당 후배들에게도 저는 충고하고 싶습니다. 이 나라는 법치국가고 두 사람은 법치와 공권력을 지키기 위해 전직 대통령이었던 저까지 의혹이 있나 없나 수사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런 용기와 원칙적 자세는 칭찬하면 했지 탓할 일이 아닙니다. 본분을 다한 공직자에게 무슨 ‘책임’을 묻겠다는 겁니까?

저와 가족을 위해 울어주신 DJ 님께도 한 말씀 드립니다. 저의 반쪽이라시면서 ‘나도 똑같이 했을(자살) 것이다’고 하신 것은 큰 지도자가 할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천국에 와 보니 그런 말씀은 저에겐 결코 위로가 아닌 화합을 깨고 분열을 부추기는 선동이란 생각이 들 뿐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딸아, 검찰이 내 처지를 감안해 행여 수사를 중단하더라도 이 아비 모르게 미국 땅에 계약서 찢었다는 아파트 얻어 둔 게 정말 있다면 끝까지 되돌려 주거라. 그것이 우리 집안과 이 아버지의 남은 자존심을 지켜주는 길이다. 그리고 엄마랑 함께 대우 南(남) 사장 유족을 찾아가 나 대신 위로와 사죄를 전하거라 그게 사람사는 도리였다. 그리고 이광재, 이강철, 자네들은 喪主(상주)도 아니면서 감옥에서 참회하며 기도나 하고 있지 구속집행정지 신청은 왜 해서 TV 앞에 얼굴을 치 들고 다녔나? 자네들을 풀어준 MB도 고맙거나 인자하다는 생각보다는 겁먹은 것 같은 유약함과 법 정신의 원칙을 허무는 것 같아 앞날이 걱정스럽네.

이 대통령이 배짱 하나는 나에게 배워야겠다는 생각마저 드네. 일부 전교조 여러분도 이젠 교실로 돌아가십시오. 장례 끝난 밤거리에서 촛불들 시간에 북 핵 안보교육이나 더 시켜주십시오. 민노총, 화물연대 여러분도 힘들지만 참으십시오. 북핵이 난리인 이때 여러분의 손에는 아직 만장깃발이나 촛불 대신 工具(공구)와 핸들이 쥐어져야 합니다. 오늘의 양보와 희생은 언젠가 나라와 국민이 모아서 갚아주실 것이고 또 그렇게 될 것입니다.

부디 여러분들이 저를 사랑하신다면 천국에서 보내는 저의 두 번째 유언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고맙고 미안합니다.”

金 廷 吉(명예주필) / 6월 1일

평화뉴스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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