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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권에 그만 좀 응석 부렸으면 좋겠다"

기사승인 2011.06.10  01: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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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호 /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오창익, 김희수, 하태훈, 서보학 | 2011)


1. 들어가며

지난 5월 27일에 2011 희망이야기 두 번째 시간으로 열린 '검찰개혁을 위한 토크'에 다녀와서,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까지 또다시 검찰개혁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꽤나 시끄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의 시끄럽다는 표현에 대해서 귀에 거슬리는 분들도 상당히 계시겠지만,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시끄럽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행태들이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다기보다는 제각각 집단의 이익을 위해 서로의 의견을 우왕좌왕하며 발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개혁을 위한 토크를 할 무렵만 하더라도, 사개특위의 검찰개혁은 물 건너갔으므로 시민사회에서 정신 바짝 차리고 준비하자고 했었는데, 갑자기 사개특위에서 뜬금없이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는 뉴스가 나오더니, 검찰 수뇌부가 이에 반대해서 저축은행 수사를 중단하겠다는 협박(?)을 하다가, 청와대가 또다시 쓸데없이 나서서 중수부 존치 의견을 내자 그제서야 검찰이 아주 열심히 저축은행 수사를 하기로 했답니다.

거기에다 제가 보기에(?) 검찰개혁에 그리 열성적이지 않던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도, 저축은행과의 커넥션이 의심스러운 마당에 너무도 열심히 갑자기 중수부 폐지에 목숨을 거는 분위기인데다, 설상가상으로 시민단체도 아닌 저축은행 비대위에서 저축은행 수사가 중단되어 자신들의 돈을 전혀 받지 못할까봐 중수부 폐지에 반대하는 웃지 못할 촌극을 벌이고 있습니다.

 
 
▲ 오창익, 김희수, 하태훈, 서보학 저| 삼인 | 2011.02
이러한 코미디를 보면서 불현듯 한 가지 스치는 생각은, 앞으로 검찰이 개혁을 반대하는 즉효 약의 힌트를 얻었으므로 더욱더 검찰개혁은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괜히 쓸데없이 ‘검찰이 없으면 인권의 사각지대가 생긴다’느니 ‘검찰은 지고지순하게 깨끗한 조직이다’ 등의 먹히지도 않는 주장을 하다가 몰매를 맞느니보다는, 이번처럼 저축은행 같은 복마전처럼 얽혀있는 사건을 죽자고 수사해서 정.관계를 뒤집어 놓으면 알아서 자기들끼리 오합지졸이 되는 상황을 유도하여 개혁을 물 건너가게 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아채지 않았을까 하는 것입니다.

시절이 하도 수상하여 서두가 조금 길어졌지만, 아래에서는 제가 읽은 위 책의 소감을 간략히 밝힌 후에 검찰개혁의 방안을 두서없이 밝혀 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저의 표현이 다소 상스럽더라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저는 우리 사회가 너무 쉬운 말도 너무 어렵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어도 못 알아들어서 실천하지 못했다는 항변을 할 수 없도록 조금 몰상식(?)하게 제 의견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검찰이 한명숙을 국기모독 혐의로 입건하였다는 어처구니없는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2. 위 책에 대한 소감


처음에 위 책의 저자들과 함께 검찰개혁 토론을 준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는, 내심으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위 책의 내용이 혹시 처음부터 끝까지 별다른 근거도 없이 검찰을 욕만 해대는 책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러한 책을 토대로 한 토론 역시 일방적인 인민재판 식의 토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토론을 하기로 했으니 책은 읽고 가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에 책을 집어 들어 보자마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저의 생각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가 있었습니다.

위 책은 김희수 변호사.서보학 경희대 로스쿨 교수.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하태훈 고려대 교수 등 총 4명이 공저하신 책으로서,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있는 바, 제1부 ‘검찰의 길을 묻다_검찰의 역사’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검찰의 역할과 위상 변화를 검토하고 있고, 제2부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이다_검찰의 현주소’는 검찰 조직의 현재를 살피고 있으며, 제3부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_우리 시대가 바라는 검찰’은 검찰 개혁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위 책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위 책이 단순히 주장만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자료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검찰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인 바, 저자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검찰에 관한 지식을 배우는 차원에서도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검찰에 대하여 우호적이거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상당히 거부반응을 보일만한 표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매우 객관적인 자료들이 상당히 많다는 면에서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제1부 검찰의 역사 부분에서는, 이승만 정권부터 김대중 정권까지 검찰이 보였던 태도에 대하여 실제 사건을 기본으로 상세히 서술되어 있는 바, 저 자신도 엄청나게 공부가 되었던 부분이었고, 앞으로도 제가 많이 인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제2부 검찰의 현주소 부분에서는 검찰제도의 문제점과 이러한 문제점이 이명박 정권에서 어떻게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를 실제 사건과 함께 설명하고 있으므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검찰 관련사건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3부 우리 시대가 바라는 검찰 부분에서는 검찰개혁을 위해 그 동안 들인 노력들과 검찰의 개혁방안 등이 논리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3. 제가 생각하는 검찰 개혁의 방안

위 책에서는 여러 가지 검찰개혁의 방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1) 법무부의 탈 검찰화와 전문화 2)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3) 검찰권 분권화 4) 검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시민 감시 5) 검찰 심급제에 대한 재고를 위한 고등검찰청의 폐지 6) 감찰권 강화 등이 있었는데, 제가 위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의구심은 검찰권력의 가장 큰 문제점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라고 끊임없이 강조하면서도 정작 검찰개혁의 방안은 제도적인 보완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저는 검찰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기 때문에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통제조차 받지 않는 권력이기 때문에 그 문제점이 너무도 크다고 생각하는 바, 그렇다면 검찰이 선거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수권을 받고, 주기적인 선거과정을 통해 연임여부를 판단 받는다면 가장 민주사회에서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인데, 왜 위 책에서는 이러한 관념을 깨는 의견은 없고 너무도 조심스러운 의견밖에 없는가 싶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저의 의구심은 토론 과정에서 제 의견을 표명하면서, 공저자 중의 한 분이신 김희수 변호사님을 통해 “그러한 근본적인 방안도 수차례 논의되었지만, 공저자들 간에 의견이 일치되는 부분만 글로 옮기기로 합의되어서 부득이 책 내용에서는 빠졌다”는 설명을 듣고 이해는 하게 되었지만,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검찰 권력을 선거로 선출하는 것이 위헌의 소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예전에 영화를 보면 미국에서 검사를 선거로 선출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제도상으로도 가능한 것 같은데, 굳이 합의된 의견이 아니더라도 위 책에 실어서 많은 독자들에게 이러한 방안도 있다는 것을 주지시키는 것이 어떨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제가 이처럼 상당히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이유도,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이 제도상으로 하나씩 검찰권을 손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너무도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우리사회의 기득권자들과 검찰권력이 손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그러한 기득권자들의 제도를 통해 검찰권력을 개혁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그 나라의 민주주의는 그 나라의 국민에 달려있고, 그 나라가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도 그 나라 국민의 몫이라고 할 것인 바, 국민을 통해 선출된 검찰권력이 또다시 부조리를 저지른다면 그것은 응당 우리 국민이 감당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마치며

이 글을 마치며 한 가지 드는 생각은, 검찰개혁 토론에서 김희수 변호사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검찰이 좀 쫀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는 이 말에 하나 더 덧붙이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검찰이 정권에 그만 좀 응석을 부렸으면 좋겠다.”

 
 





[책 속의 길] 21
박성호 / 변호사 psh1592@naver.com

평화뉴스 pnnews@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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