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경영인의 그릇된 행동, 엄정 수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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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민단체.야당, TBC 최진민 회장 비판..."지역언론 입을 닫고 있다"


사내 통신망에 서울시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려 검찰에 고발된 TBC대구방송 최진민 회장(귀뚜라미보일러 회장)에 대해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검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또, "지역언론이 이 문제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며 '침묵의 카르텔'을 비판했다.

최진민 회장은 지난 8월 3일 '귀뚜라미 보일러' 사내통신망에 '공짜근성=거지근성'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통해 24일 실시되는 서울시의 주민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최 회장이 지역 민영 <대구방송>회장을 겸하고 있어 투표운동을 할 수 없는데도, 기업체 사내 통신망에 두 차례 주민투표 참여와 특정 안에 대한지지('소득수준과 관계없는 전면 무상급식안'을 주장하는 쪽을 빨갱이라고 비난하고 주민투표 참가를 독려)를 유도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여 주민투표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1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최 회장을 고발했다.

'귀뚜라미보일러' 사내통신망에 올라온 최진민 회장의 '투표 지침' / 출처. 미디어오늘
'귀뚜라미보일러' 사내통신망에 올라온 최진민 회장의 '투표 지침' / 출처. 미디어오늘

지역 26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23일 논평을 내고 "SBS의 2대 주주이자 TBC대구방송 최대주주(회장)인 최 회장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선거법 위반 여부의 사안마다 검찰 수사는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이번 사안이 '실효성 없는 사건 수사'라는 기존의 관행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최 회장 수사와 관련해 ▶주민투표법 제5장 벌칙 '직업.종교.교육 그 밖의 특수관계 또는 지위를 이용하여 주민투표에 부당한 영향을 미친 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과 ▶주민투표법 3장 '방송법에 의한 방송사업(방송채널사용사업은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에 한한다)을 경영하거나 이에 상시 고용되어 편집.제작.취재.집필 또는 보도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의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지역언론의 침묵'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연대회의는 "서울시선관위가 19일 최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KBS사장 전화 한 통에 최 회장 뉴스가 누락되는 '언론자유, 편집권 침해' 상황까지 발생해 언론인 스스로의 자존심까지 구긴 상태지만, 8월 23일 현재까지 지역언론은 이 문제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며 "지역 대표 기업이자 한 방송사 회장의 부적절한 행위에 '침묵의 카르텔'을 유지하는 태도가 지속될수록 지역언론과 지역독자와 간격은 멀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기자윤리강령의 보도준칙 '독자의 시각에서 뉴스 가치를 판단한다'와 공정보도 원칙 '특정 권력, 금력, 이익단체 등의 압력에 굴하지 않으며 국민의 알권리 충족에 최선을 다한다'는 규정을 언급하며 "원칙에 지역언론은 스스로 충실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진보신당 대구시당도 지난 18일 논평을 내고 "지역민방 최대주주의 부당한 정치압력행사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당은 '거꾸로 타는 보일러 귀뚜라미, 시대를 거꾸로 돌리려 해서야'라는 제목의 이 논평에서 "귀뚜라미그룹은 이번 주민투표를 빨갱이 좌파들의 책동을 막는 황산벌 전투로 묘사하면서 오세훈 시장이 승리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아니라, '어린 자식들이 학교에서 공짜 점심을 얻어먹게 하는 건 서울역 노숙자 근성을 준비시키는 것'이라는 망언을 쏟아 냈다"고 비판했다.

특히 "언론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귀뚜라미그룹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더욱 민감해야 할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를 보인 점에 대해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TBC는 최 회장의 이번 파문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TBC 한 기자는 "회장의 잘못으로 방송사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지만 대놓고 말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기자는 "서울에서는 주민투표와 KBS 뉴스 누락으로 시끄럽지만 사실 지역이나 방송사 안에서는 그렇게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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