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작위' 위헌 결정과 한일정상회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인순 / "위안부 피해자 평균 86세...일본 총리에게 문제 해결 촉구해야"

 
오늘 18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19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한일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30일,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에 대해 부작위 위헌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우리 정부는 일본정부에 양자협의를 제안하며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이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며 “문제는 이미 다 해결했다”는 입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22일 유엔총회 기간 중 뉴욕에서 열린 정상회담이 첫 상견례 수준이라서 민감한 현안을 다루지 못했다고 하여 우리를 실망하게 하였으나, 지난 11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통해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일본 정부를 압박하였던 것과 같은 적극적인 노력을 보여준 것처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일본군‘위안부’문제 해결을 일본 총리에게 촉구해 주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국정부가 양자협의를 제안한 이후, 일본 측의 “이미 다해결되었다” 고 주장한 것은 모두 비공식적인 답변에 해당합니다. 서면을 통하여 통보되어야만 효력이 있고 중재위원회 설치를 위한 다음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가 이런 식으로 계속 공식적인 답변을 회피한다면 우리는 무한정 질질 끌려 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반면, 우리정부가 기한을 분명히 정해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하는 것은 일본 측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정부가 주도권을 갖고 진행 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외교통상부의 조속한 대일협상을 촉구하는 1인 시위(2006년 8월-12월 매주 수요일 진행) / 사진 제공.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외교통상부의 조속한 대일협상을 촉구하는 1인 시위(2006년 8월-12월 매주 수요일 진행) / 사진 제공.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일본정부가 공식적으로 양자협의를 거절하고 따라서 중재위원회를 통해 일본군‘위안부’문제가 국제무대로 옮겨 간다면 우리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방 65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입니다. 234분의 피해자 중 생존자는 67명뿐 입니다. 더군다나 평균연령 86세입니다. 할머니들에게 혹은, 우리에게 더 이상 잃거나 손해 볼 것이 더 남아 있을까요?

과거 일본정부의 경제력과 세계 속의 위상때문에 우리 정부가 눈치를 보아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냉전과 폭력과 야만의 시대를 뛰어 넘어, 평화와 인권이 인류가 공동으로 추구하여야 할 가치로 자리 잡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007년 7월.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을 일본정부에게 촉구하는 미하원결의안으로부터 세계 각국의 결의안 ,그리고 한일양국의 지방자치단체의 결의안 채택은 20여년 동안의 피해자들의 문제해결 요구와 투쟁의 성과 속에서 얻어진 것이 분명하지만,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전쟁범죄를 미화하고 동북아시아에 대한 침략의 야욕을 버리지 않은 일본에게 과거사를 올바로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적 가치에 동참하라는 요구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국정부가  헌재의 판결을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면 65년이 넘는 세월동안 오로지 일본정부의 책임인정과 공식사죄만을 바라고 싸워 오신 모든 피해자들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만 할 것입니다. 그 첫발걸음으로 내일 19일 한일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우리 대통령이 일본총리에게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고령의 피해자에게 해결 못지 않는 위로와 희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고]
이인순 /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국장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