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사과밭 44% 줄어든 거 아세요?"...허승규 "경북에서 녹색정치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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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의당 비례 허승규(35) 후보
고향 안동으로 돌아와 시민운동
"경북 기후위기·지방소멸 직격탄"
"독점 정치 깨고 숨통 트겠다"

사과 주산지 대구경북에서 사과밭 면적이 30년간 44%나 줄어든 거 아세요?

기후위기 탓이에요.

정치를 한다고 고향 안동으로 내려온 청년은 시민운동을 하다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본인은 신이 나는데 그를 지켜보는 부모님과 지인들은 '아들', '친구'를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를 한다면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지역에서 하는 게 통상적인데, 하필이면 고향으로 귀향한다고 하더니, 하필이면 녹색당에 입당했고, 하필이면 그 고향이 '보수 텃밭'인 경북 안동인 탓이다. 

녹색정의당 비례 2번 허승규 후보가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2024.3.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녹색정의당 비례 2번 허승규 후보가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2024.3.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여러가지 '하필'들이 모인 그 사람 허승규(35) 녹색정의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다. 비례 2번 앞 순번에 배치돼 4.10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신나게 유세를 하고 있다. 정의당과 녹색당이 선거연대를 하며 힘을 합쳐 선대본 규모는 예전보다 커졌다. 정의당의 과거 득표율을 상정하면 순번 2번일 경우 국회의원 '금배지'는 따놓은 당상인데, 이번 선거에서는 당락이 어떨지 확신할 수 없다. 

허 후보는 코미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개그맨 김민수를 닮았다는 말에 "김민수씨보다 '숏박스' 조진세씨를 더 닮지 않았냐"는 농담을 했다. 하지만 성격은 '엄근진(엄청 근엄 진지.신조어 줄임말)'. 던지는 화두마다 정치, 환경, 지역으로 가득하다. "노잼(재미없다.신조어)이죠?"라며 웃는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16일 앞둔 지난 25일 대구 중구 한 카페에서 허 후보를 만났다. 그는 1989년 안동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녹색당에 2015년 입당하고 2016년 귀향했다. 2018년과 2022년 두번 지방선거에 안동시의원 후보로 출마해(경북 안동 마선거구) 각각 16.5%(4위), 18.00%(3위) 득표율로 낙선했다. 선출직이 될 수 없었지만 청년은 10년 가까이 고향에서 활동했다. '동네대학', '안동시민예산학교', '버스타기좋은안동', '청년공익커뮤니티' 등 이름만 봐도 청년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시민운동을 펼쳤다. 

"기후대응을 잘하는 녹색적의당 지지해주세요" 녹색정의당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대구경북 선대본 출범(2024.3.21.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후대응을 잘하는 녹색적의당 지지해주세요" 녹색정의당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대구경북 선대본 출범(2024.3.21.대구시청 동인청사 앞)/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왜 정치를 하는가?" 질문에 허 후보는 "부모님도 나에게 묻는다. '그래 좋다. 그러면 서울에서 해라. 그리고 왜 시의원이냐'. 다른 정당 정치인들도 끝없이 '입당하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경북의 오랜 일당독점에 변화를 바라는 시민이 많고, 그 분들은 저에게 '고맙다'고 말한다"며 "젊은이가 지역에서 정치하는 게 그저 좋은 것이다. 그리고 경북 북부의 독점을 깨 경쟁 구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번엔 비례로 나가지만 최소 10년 더 지역에서 정치하며 지역구 후보로도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선거를 앞두고 나온 다른 신당들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제1.2당에서 나온 아류정당들"이라며 "새로운미래니, 개혁신당이니 거대 양당 내부에서 권력 투쟁 결과로 나온 것이지 새 정치를 하는 세력들은 결코 아니다"고 평했다. 이어 "만약 유권자들이 이번에 녹색정의당에 힘을 실어준다면 4월 10일 이후 그 변화는 클 것"이라며 "상상해보라. 경북지역 국회의원들도 그렇지만 경북도의회 역시 국민의힘 점유율이 90%"라며 "정반대의 민심이 20~30%나 존재하지만, 누구도 대변하지 않는다. 만약 내가 당선된다면 그 동안 통로가 차단된 다른 목소리가 경북에서 들리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영주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경주 나아리 월성원전, 사과값 폭등 다 우리 경북 북부지역 동네 이야긴데 그 동안 다른 정치인들이 내지 못했던 다른 입장들을 낼 것이고, 국정감사 시기에 관련한 질문을 하거나 경북도정에 대해 각종 현안 질의를 해 경북지역의 정치도 숨통이 트이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정치로 해결 안되는 민원들을 녹색정의당 국회의원들이 해결하는 효능감을 지역 주민들이 바로 느낄 것"이라며 "당선되면 당장 찾아갈 곳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녹색정의당 비례 허승규, 경북 경산 엄정애, 대구 수성구갑 김성년 국회의원 후보(2024.3.2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허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소멸'과 '기후위기'를 한 곳에 묶은 정책에 중점을 찍었다.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위기 정치를 경북 북부에서 선도하자는 주장이다. 그는 "버스타기 좋은 안동 활동을 하면서 지역일수록 교통 약자가 많은데 교통이 불편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은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일이면서 기후위기에 맞서 녹색교통 정책을 여는 길"이라고 말했다. 

안동에서 자가용 대신 버스를 타고 다니는 젊은 정치인은 인구가 적은 농촌지역에서 대중교통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전기버스, 동네버스, 무상교통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교통기본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농작물재해보험 확대'도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지난해 경북 북부지역은 자두와 감자, 사과 등이 큰 냉해 피해를 입었다. 처음으로 냉해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됐다. 

허 후보는 "농민들이 기후위기로 인한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농산물이 더 이상 수출을 잘해서 살아남는 시대가 아니라, 로컬 푸드를 공공먹거리와 지역먹거리로 유통시키는 게 더 중요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농작물과 관련한 입법 체계를 만들어 식량 안보 자급률을 높이겠다"면서 "이것이 농민을 살리고, 지역을 살리고,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녹색정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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